정재호 갤러리2 대표·김인선 윌링앤딜링 대표·여준수 갤러리조선 실장
불황에 경쟁 대신 협업 택한
30·40대 갤러리스트들
시장통 여관·청담동 살롱서
신개념 아트페어 성공시켜
부스비 50만원으로 저렴해
유명화랑에 비영리공간 가세
새로운 미술유통 실험 화제
그림을 걸기 위해 벽에 못을 박자 시멘트 가루가 우수수 떨어졌다. 이러다 건물이 붕괴되는 것은 아닐까. 지난해 10월 서울시 영천시장 아트페어 '솔로쇼'가 열린 여관 '해담하우스'는 철거 직전이었다. 하지만 임대료가 없어 아트페어 부스비는 50만원에 책정할 수 있었다. 국내 대규모 아트페어 부스비가 수천만 원대인 것을 감안하며 파격적이다.
좁고 지저분한 여관방에서 가나아트갤러리, 학고재, 아트사이드갤러리, 조현화랑, P21 등 유명 화랑과 비영리단체 등 16곳이 개성 넘치는 작가들 작품을 내걸었다. 가격대는 십만 원대부터 수천만 원대까지. 반응은 기대 이상이었다. 4일간 관람객 2000여 명이 몰렸고 출품작이 거의 다 팔렸다. 이 색다른 아트페어는 협동작전(COOP·CheckOutOurProject)이 기획했다. 정재호 갤러리2 대표(49), 김인선 윌링앤딜링 대표(47), 여준수 갤러리조선 실장(32)이 새로운 미술 유통 형식을 실험하기 위해 지난해 결성한 단체다. 시장통 아트페어를 성공시킨 이들은 두 달 후에 극과 극 아트페어를 열었다. 지난해 12월 서울 청담동WAP아트스페이스에서 10개 화랑이 참여한 '더 갤러리스트'를 성공시켰다. 화랑 대표들의 취향을 반영한 작품을 내걸고 소파까지 설치해 편안하게 그림을 사고파는 살롱 아트페어였다. 국내에서 보기 드문 이 행사는 이서현 리움미술관 운영위원장도 다녀갔을 정도로 장안의 화제였다. 올해 복합문화공간으로 리모델링하는WAP아트스페이스가 무료로 내준 공간이어서 부스비 50만원이 가능했다.
Comments